길을 함께 걷는 이들을 동반자라 일컫는다. 외교ㆍ안보 당국자들이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의 백미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,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회견장을 향해 나란히 걸어 내려온 장면을 꼽는 것도 그래서다. 함께 걸으며 편안한 몸짓과 대화를 주고받는 게 연대의 가장 강력한 증거라는 것이다.
4박 6일간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방문을 마치고 26일 오전 8시 40분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윤 대통령은 옷만 검은색 양복으로 갈아입은 채 곧장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향했다. 오전 11시부터 열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. 추도식은 1980년에 시작됐는데,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. 공식 행사를 마친 뒤, 윤 대통령은 유족 대표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둘이 길을 올라 묘역을 참배했다. 연출된 장면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단 둘이 길을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실현됐다.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묘역을 오가며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.
▶박 전 대통령=“장거리 다녀온 뒤 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. 순방 성과도 좋았다고 들었다.”
▶윤 대통령=“순방을 다녀보면 한국을 부러워한다. 그러면 제가 ‘딴 거 할 거 없다.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면 된다’고 얘기한다.”
박정희 추도식에서 박정희의 업적을 놓고 보수 진영의 전ㆍ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오가며 대화를 나눈 것이다.
윤 대통령은 이날 800여자 분량의 짧은 추도사에서도 박정희를 8번 언급했다. “오늘 우리는 이 나라의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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